[기고]3.1절에 되새기는 보훈의 사각지대와 우리의 책임

2026.02.27 18:59:55


해마다 3월이 오면 거리 곳곳에 태극기가 물결치고, 107년 전 그날의 뜨거웠던 함성을 기리는 행사들이 열립니다. 우리 포천 또한 호국보훈의 고장답게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며 그 뜻을 새깁니다. 하지만 화려한 기념식의 조명이 꺼진 뒤, 우리가 마주해야 할 차가운 현실이 있습니다. 바로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겪고 있는 벗어날 수 없는 빈곤입니다.


많은 이들이 독립유공자의 후손이라면 국가로부터 충분한 보상을 받고 있을 거라 짐작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국가보훈부의 보상금은 선순위 유족 1인에게만 지급되는 구조입니다.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 나머지 자녀와 손자녀들은 독립유공자의 후손이라는 명예만 간직한 채, 경제적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조국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영웅들의 헌신이 남겨진 후손들에게는 평생 가난의 굴레가 되어버린 서글픈 현실을 뜻합니다. 2026년 오늘 우리 사회가 과연 이 말 앞에 당당할 수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최근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러한 보훈의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해 의미 있는 변화를 시작했습니다. 저소득층 독립유공자 후손들에게 지자체 차원의 생활지원수당을 지급하며, 국가가 채우지 못한 빈틈을 메우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움직임이 우리 포천시에서도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재정 여건과 행정적 절차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보훈은 예산의 논리가 아닌 공동체의 도리로 접근해야 합니다. 포천시에 거주하는 독립유공자 후손 중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 당장 생계가 막막한 분들부터라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시혜적인 복지를 베푸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누리는 자유에 대한 당연한 예우이자 책임이기 때문입니다.

보훈(報勳)의 보는 갚을 보(報) 자를 씁니다. 갚아야 할 것을 제때 갚지 못하는 공동체에는 미래가 없습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하면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믿음이 상식이 되어야 비로소 우리 아이들에게 애국과 헌신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3.1절이 단순히 하루 쉬어가는 휴일이나 형식적인 기념일에 그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 곁에 있는 영웅들의 후손들이 독립유공자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고난이 아닌 자긍심으로 여길 수 있도록, 이제는 포천시가 구체적인 정책으로 답해야 할 때입니다.

그것이 107년 전 오늘, 목 놓아 만세를 외쳤던 선열들께 우리가 드릴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보답일 것입니다.



서과석 포천시의원 jnewstimes10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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