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뉴스타임스 = 방재영 기자) 국립인천해양박물관(관장 우동식)은 박물관 대표 소장유물인 사행기록 화첩 ‘제항승람(梯航勝覽)’을 중심으로 조선시대 해양 외교 활동인 ‘해로사행(海路使行)’의 의미를 규명하는 해제 연구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3일 밝혔다.
‘제항승람(梯航勝覽)’은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 먼 곳에 이르러 두루 명승지를 살핀다’는 뜻을 지닌 기록화로, 1624년(인조 2년) 조선 사신단의 대명(對明) 해로사행 전 과정을 담고 있다. 해로사행(海路使行)은 바닷길을 통해 중국을 왕래한 사신단의 외교 활동을 의미하며, 당시 동아시아 국제 질서 변화 속에서 중요한 외교 수단으로 활용됐다.
이 유물은 후금(청나라)의 진출로 육로가 막히면서 바닷길을 통해 이루어진 외교와 교류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된다. 관련 기록은 화첩 3종과 한글 연행록 등 다양한 형태로 전해지며, 그 중 국립인천해양박물관 소장본은 18세기 초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제작 동기를 설명한 서문과 발문이 온전히 남아 있는 유일본으로서 높은 학술적 가치를 지닌다.
화첩에는 총 25폭의 그림이 수록돼 있으며, 조선 평안도 선사포를 출발해 중국 산동 등주를 거쳐 북경에 이르는 여정과 귀환 과정까지 당시 해로사행의 전 과정을 담고 있다. 항해 중 마주한 용오름 등 기상현상이 용의 형상으로 표현되고, 고래와 같은 해양 생물도 등장하는 등 바다를 바라보는 당시 인식과 경험이 사실적으로 묘사됐다. 이는 ‘제항승람’이 단순한 기록을 넘어 해양 외교 현장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중요한 자료임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제항승람’의 서지적 특징과 회화적 표현, 사행 경로와 인물·지명, 판본별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조선시대 해양 교류의 실체를 입체적으로 복원하는 데 목적이 있다. 또한 격변의 시대 속 해로사행이 지닌 역사적·문화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바다를 통한 동아시아 교류의 맥락을 밝히는 데 초점을 맞춘다.
연구 성과는 학술총서로 발간되며, 향후 박물관 전시 고증 자료와 해양 문화유산 교육 콘텐츠로 활용될 예정이다.
우동식 국립인천해양박물관장은 “제항승람은 명·청 교체기 해양 교류의 실상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유물”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유물의 독창성과 완결성을 입증하고, 바다를 매개로 한 동아시아 교류의 역사적 의미를 국민에게 널리 알리겠다”고 밝혔다.










































